2026. 6. 5. 15:30ㆍ정보
생리를 하는 여성의 절반 이상이 매달 통증을 경험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저는 첫날만 유독 심하게 아픈 편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언니를 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생리통이 아프면 단순히 '좀 더 아픈' 수준이 아니더라고요.
NSAIDs와 피임약, 선택기준
생리통 치료에서 1차로 권장되는 약물은 NSAIDs(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입니다. 여기서 NSAIDs란 체내에서 프로스타글란딘이 만들어지는 양을 줄여주는 약물군으로, 이부프로펜이나 나프록센이 대표적입니다.
프로스타글란딘은 자궁 근육과 혈관을 수축시켜 통증을 유발하는 물질인데, NSAIDs는 그 생성 자체를 억제합니다. 그래서 생리 시작 직전이나 통증이 막 시작될 때 복용하면 훨씬 효과가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진통제 한 알로 첫날을 버티는 편이라 심각성을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언니는 하루에 다섯 알에서 여섯 알씩 먹어야 겨우 버틴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좀 더 아픈 거겠지 생각했는데, 직접 보니까 그게 아니었습니다. 진통제를 그 정도로 복용하면 위장 장애나 간 부담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출혈 장애가 있거나 위궤양이 있는 경우에는 NSAIDs 자체를 삼가야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진통제 복용량이 이렇게 많아질 정도라면, 다른 방법을 고려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저는 언니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그 생각을 했습니다.
바로 호르몬 피임법입니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을 함유한 복합경구피임약(COC)은 생리통 완화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복합경구피임약이란 두 가지 여성 호르몬을 일정하게 공급하여 배란을 억제하고, 자궁 내막의 두께와 프로스타글란딘 생성량을 줄여주는 약을 말합니다. 결과적으로 생리통 자체가 약해지고, 생리량도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임이 필요한 상황이거나 매달 진통제를 과다 복용하고 있다면, 복합경구피임약은 단순한 피임 수단이 아니라 치료 목적으로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는 선택지입니다.
어떤 방법이 본인에게 맞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진통제 한두 알로 통증이 조절된다면 NSAIDs 단기 복용으로 충분합니다.
- 진통제를 하루 4알 이상 복용해야 일상이 가능한 수준이라면 호르몬 피임법 상담을 권합니다.
- 피임도 함께 필요한 상황이라면 복합경구피임약이나 호르몬 IUD(자궁내 장치)를 먼저 검토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 생리 기간 외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시간이 갈수록 통증이 심해진다면,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참는 게 당연한 게 아니에요,
병원이 필요한 기준
생리통을 단순한 '생리 때마다 있는 불편함' 으로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첫날은 유독 아프지만 금방 나아지니까요.
그런데 이 통증이 생리가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 나타나거나, 생리가 끝난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런 경우에는 속발성 월경통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속발성 월경통이란 자궁이나 난소 같은 생식 기관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통증으로, 단순한 원발성 월경통과는 원인이 다릅니다. 원발성 월경통은 프로스타글란딘 분비에 의한 자연스러운 수축 통증이지만, 속발성은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같은 기저 질환이 원인이 됩니다.
이 중에서 특히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내막 조직이 난소나 나팔관, 방광 주변 등 다른 부위에 자라는 질환입니다. 이 조직도 생리 주기에 맞춰 반응하는데, 배출 경로가 없으니 골반 내부에 염증과 유착이 생기고 통증이 심해지는 구조입니다. 자궁내막증은 생리통 외에도 골반 통증이나 성교통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서, 생리통만으로는 구별이 쉽지 않습니다.
미국산부인과학회(ACOG)에 따르면 약물로 통증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초음파 검사나 복강경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권장됩니다(출처: ACOG). 복강경 검사란 배꼽 근처를 작게 절개하고 카메라가 달린 가느다란 기구를 삽입하여 골반 내부를 직접 확인하는 시술입니다. 전신 마취가 필요하지만, 자궁내막증처럼 영상 검사만으로 확진이 어려운 경우에는 가장 정확한 방법입니다.
제 경험상 생리통은 본인의 기준이 전부가 되기 쉽습니다. 저는 한 알이면 되니까 언니가 다섯 알씩 먹는다는 게 처음엔 이해가 안 됐고, 언니는 매달 그게 당연한 줄 알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당연한 게 아닐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통증의 뒤에 실제로 치료가 필요한 병이 숨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기준이 달라졌습니다.

통증이 갑자기 바뀌었다고 느껴질 때, 혹은 진통제 용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느껴질 때, 그게 병원에 가야 할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도 만성적인 생리통은 산부인과 진료를 통한 원인 파악을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생리통은 참을 필요도 없고, 무조건 약만 먹어서도 안 됩니다. 통증의 정도와 패턴을 스스로 파악하고, 기준에 맞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맞습니다.
제가 지금이라도 언니한테 산부인과 한 번 가보라고 권하는 이유도 그거고, 이 글을 쓰는 이유도 그겁니다.
혹시 지금 "나도 이 정도는 그냥 있는 거 아냐?" 싶은 분이 계시다면,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생리통이 심하거나 지속된다면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acog.org/womens-health/faqs/dysmenorrhea-painful-periods?utm_source=chatgp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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